이 글은 비영리IT지원센터 김지혜님이 작성한 글입니다. 필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편집자)

 

박근혜 정부가 핵심 정책 중 하나로 “정부3.0”을 추진하며 우리나라에도 공공데이터 개방의 바람이 불었다. 이 후 지금까지 9,000건이 넘는 공공데이터와 약 14만 건 이상의 행정자료 원문이 정부포털을 통해 공개되었다. 그렇다면 오픈데이터를 활용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이며,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 그리고 오픈데이터 흐름에서 시민사회의 역할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지난 7월 23일 ‘코드나무’와 ‘비영리IT지원센터’가 주관하며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등이 주최한 ‘서울을 바꾸는 ICT상상, 디지털사회혁신(DSI)포럼’이 “오픈데이터를 넘어(Beyond Opendata)"라는 주제로 그 두 번째 시간을 스페이스류에서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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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정부의 3가지 키워드 : 투명성, 오픈데이터, 빅데이터

첫 번째 발제는 서울시 "열린데이터광장(http://data.seoul.go.kr)" 운영을 맡고 있는 조용현 주무관이 맡아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오픈데이터/빅데이터 사례를 소개하였다. 조용현 주무관은 공공부문에서 오픈데이터를 추진하는 목적은 "과거에 정부가 주도하여 정책을 만들고 공공서비스를 제공했던 것에서 벗어나 시민들이 정책을 만들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 참여하는 '협치'의 방식"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전하며, ’열린정부'를 통해 지방행정에 나타난 변화를 ▲투명성 ▲오픈데이터 ▲빅데이터 3가지 키워드로 설명하였다.

"먼저 열린정부를 추진하면서 투명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서울시는 "정보소통광장(opengov.seoul.go.kr)"을 운영하고 있는데, 실제 결제문서나 회의록과 같은 행정문서를 모두 시민들이 볼 수 있어요. 시장님이 누구와 밥을 먹었는지, 중요한 정책부서에서 누구와 회의했는지 시민들에게 공개되고, 이로써 공공부문과 시민의 정보비대칭성 문제를 해결해 시민의 권리를 회복할 수 있는 것이죠.

두 번째는 오픈데이터입니다. "열린데이터광장"은 원데이터(raw data)를 포함하여 서울시가 보유한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어요. 단순히 데이터만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시각화 작업과 인포그래픽을 도입하였고, 다른 기관의 데이터를 연계하여(linked open data,LOD) 더 풍성한 데이터 활용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의 빅데이터 활용 사례는 최근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분야이다. 조용현 주무관은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심야버스와 택시매치메이킹 서비스를 구현한 과정에 대해 소개하였다. 심야버스는 “다산콜센터”에 걸려오는 막차 문의 전화 데이터와 휴대폰 청구서 주소 데이터를 바탕으로 파악한 야간 유동인구 데이터를 활용하여 완성되었고, 택시매칭메이킹은 택시 이동 경로, 승객 탑승 데이터 등을 이용하여 승객에게는 택시가 잘 잡히는 곳을, 택시기사에게는 손님이 많은 곳을 알려주는 서비스로 탄생하였다.

※ 빅데이터 300억건 활용…서울시 택시잡기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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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의미의 오픈데이터를 위하여

조용현 주무관은 발제를 마치며 오픈데이터가 공공부문만의 데이터를 공개하는 것이 아님을 강조하고, 영리기업, 시민, 시민단체 등 주체들이 힘을 모아 각자가 가진 데이터를 오픈하기 바란다는 당부의 말을 전하였다. "오픈데이터가 공공데이터를 공개하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영리기업, 중앙 정부, 지방정부, 시민이 가진 데이터가 골고루 공개가 되는 것이 진정한 오픈데이터입니다. 데이터가 풍부해지고, 여러 데이터를 연결하여 사용하면 더 의미있는 변화들이 나타날 것입니다. 이 일을 서울시 혼자 할 수 있을까요? 할 수 없죠. 시민단체, 기업, 시민들 우리 모두가 데이터를 공개하고 활용하는 데에 힘을 합쳐야 합니다"

시민사회는 활동을 하며 소중한 데이터를 많이 축적하고 있는 주체 중 하나이다. 예를 들어, '참여연대'는 현직 판-검사 2800여명의 기초 인사자료 및 경력, 판결문, 언론 보도기사, 발표 논문 및 시민 제보 내용 등으로 구성된 개인파일 자료를 보관하여 '민주주의의 벽'이란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런 데이터가 공개된다면 정부의 투명성을 높이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부 시민단체는 힘겹게 수집한 데이터를 공개하기 꺼려하기도 하고, 시민사회가 가진 데이터가 무엇인지조차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조용현 주무관의 당부 대로 정부와 공공기관뿐 아니라 시민사회를 포함하여 사회 곳곳의 모든 주체들이 오픈데이터의 흐름에 발맞추어 자신의 데이터를 공개하고 서로 활용한다면 더 많은 사회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 조용현 주무관 발제자료: http://www.slideshare.net/codenamu/ss-37303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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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도 해커? 문제를 해결하려는 당신이 시빅해커!

두 번째 발제는 지난 7월 15일에서 17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열린지식축제(Open Knowledge Festival)"에 참가하였던 장승훈 활동가(CCK)가 "열린지식축제" 참가 후기와 오픈데이터를 활용한 '시빅해커' 사례를 나누었다.

"열린지식축제"는 열린지식재단(Open Knowledge Foundation)이 개최하는 행사로 전 세계에서 '개방(open)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개방의 사례와 흐름에 대해 논의하는 축제이다. 장승훈 활동가는 발제를 통해 "열린지식축제"에서 접한 '시빅해커' 활동에 대해 전해주었다.

"해커란 무엇일까요? 이순신 장군도 해커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순신 장군은 기존의 배에서 거북선이란 새로운 배를 만들어 전쟁에서 승리하였죠. 이처럼 해커란 어떤 문제를 풀고자 할 때 기존의 방법을 가다듬거나 발전시켜서 해결하는 사람을 의미하고, 시빅해커는 일반 시민이지만 사회적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행하는 사람을 뜻합니다. 일반 시민들이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행력을 가지게 된 배경에는 IT가 있어요. 그래서 시빅해커는 좁은 의미로는 개발자이지만, 넓은 의미로는 문제를 해결하려 실행하는 모든 시민이 되는 겁니다. 현재 전 세계에 "코드포아메리카(Code for America)”, “코드포재팬(Code for Japan)” 등 10여 개의 기구가 “코드포올(Code for All)”이란 네트워크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어요"

시빅해커와 오픈데이터,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장승훈 활동가는 시빅해커들의 큰 고민 중 하나가 정부가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지 않는 것이며, 따라서 데이터 공개를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빅해커들은 어떤 이유로 정부에 데이터를 공개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일까. 시빅해커와 오픈데이터는 무슨 관련이 있을까. 장승훈 활동가는 이에 대해 시빅해커들이 오픈데이터를 활용하여 ▲정부의 투명성을 높이고 ▲일상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재난 시 구호 기술도 개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고, 각각의 사례들을 소개하였다.

"”오픈스펜딩(Openspending.org)”이란 웹사이트는 전 세계의 세금 데이터를 업로드 시키면 자동으로 API를 만들어줍니다. 그렇게 되면 개발자들이 세금 데이터를 활용하여 여러 서비스를 만들어내기가 쉬워지죠. 예를 들어, "내 세금은 어디에 쓰일까?(wheredoesmymoneygo.org)”라는 웹사이트는 이용자가 국가와 월급을 입력하면, 소득세와 세금이 쓰이는 분야를 알려줍니다. 이 서비스가 바로 “오픈스펜딩”에서 제공하는 각국의 세금 데이터 API를 사용한 사례입니다.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문제점들도 시빅해커들이 데이터를 이용하여 해결할 수 있어요. 보스톤은 소화전이 눈에 덮이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소화전 위치데이터를 이용하여 집 앞에 있는 소화전에 집주인의 이름을 붙여주어 집주인이 자발적으로 눈을 치우게 했어요. 또 병원에서 처방하는 항생제 처방률을 보여주는 “안심병원(http://ansim.me/)”앱도 시빅해커가 지도와 데이터를 결합하여 필요를 해결한 사례입니다.

코드포나미에”의 경우에는 방사능, 지진 등 재해를 많이 겪은 일본 “나미에”라는 지역에 필요한 정보를 앱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만들기도 했고요."

그렇다면 지금 우리나라의 시빅해커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장승훈 활동가는 “코드나무“의 “코드포서울“프로젝트 사례를 들려주었다. “코드포서울“은 서울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빅해커들의 커뮤니티이며, 올 해는 ▲서울시민이 서울에서 받을 수 있는 혜택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앱 ▲일상 생활에서 정치인들의 의정활동을 알려주는 서비스 ▲서울시장님이 서울 내 정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앱을 기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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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승훈 활동가 발제자료: http://www.slideshare.net/codenamu/civic-hacker-37302167

 

장승훈 활동가는 시빅해커로 활동하는 것,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T기술을 이용하는 것은 IT기술이 뛰어나거나 문제의식이 매우 투철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발제를 마무리하였다. “저는 개발자로서 활동을 한 지 이제 1년 정도 된 신입 시빅핵커입니다. 제 자신을 통해서 기술이 있는 분에게는 간단한 기술로 사회에 메시지를 던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고, 문제의식이 있는 분들에게는 저처럼 1년만 기술을 배워도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디지털 사회혁신 포럼은 계속 이어진다. 8월 포럼은 "디지털교육"이라는 주제로 오는 8월 27일(수) 오후 7시에 같은 장소인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스페이스류에서 열린다. 사회혁신을 꿈꾸고, 디지털과 정보통신을 통해 거기 기여하고 싶다고 여기는 많은 분들의 참여를 기다린다!

디지털 사회혁신 포럼 문의: 070-4241-8883, fromstream[at]gmail[d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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