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어요.

"오빠 페북 글 중에서 오늘 처음으로 내가 아는 이야기 나옴ㅇㅇ"

페이스북 스크린샷

바로 이 글이였는데요, 최근 SDF를 준비하는 일을 돕다가 열린 정부와 Code for America 를 듣고 나서 한 이야기라고...

그냥 장난삼아 한 이야기였지만 제게는 나름 큰 울림을 주는 말이였습니다. 크리에이티브커먼즈 활동이나 열린 정부를 위한 코드나무 활동이나 결국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기 위한 것이지만 이처럼 어쩌다 다른 곳에서 알게된 경우가 아니면 결국 제 이야기는 같은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아닌 분들에게는 다른 나라 언어와 다를 바 없는 것이죠.

그래서! 준비한 3화에서는 코드로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코드나무는 어떤 곳인지 무슨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지, 그리고 코드나무와 비슷한 해외 단체들은 어떤 곳이 있는지 소개하려고 합니다.

열린 정부

코드나무 소개글을 보면 '정부2.0', '열린 정부'를 실현하기 위한 시민 커뮤니티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소개글부터 별로 친숙하지 못한 비극....

[caption id="" align="aligncenter" width="500"]government meets civic hackers 출처: https://www.flickr.com/photos/stereogab/6991337026[/caption]

 

민주주의 국가는 '시민의, 시민을 위한, 시민에 의한' 시스템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현대 사회에 들어 시민은 투표권을 행사하는 단순한 참관자의 역할에 머물러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시민들이 뽑은 지도층에 의해 '의지'하고 '이끌려' 가고 있는 것이죠. 이같은 무늬만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여러 문제점들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부정부패, 정보와의 단절, 투명하지 못한 정책 결정 과정 등등

열린 정부는 '정부가 열려있다.' 정부와 시민의 경계가 허물어진 것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시민에 의한 정부 감시 및 참여'를 의미하지만좀더 넓은 의미로는 시민들에게 정보 접근권 뿐만 아니라 행정업무 참여권까지 부여하여 정부와 시민이 협업함으로써 정부 투명성과 업무의 효율성까지 증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즉, 시민이 참관자에서 참여자가 되어 정부와 함께 우리 생활을 만들고 이끌어 가는 것이죠.

꼭 행정적 업무의 참여만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시민 스스로가 공공의 가치를 실현해 가는 것에도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공공데이터도 열린 정부에서 중요한 이유중 하나이죠. 정부는 직접 시민이 생활하면서 쌓이는 거의 대부분의 데이터를 각 부서에서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쌓여있는 데이터를 일반 시민들에게 공개하면 실생활에 밀접한 데이터들을 가지고 시민들 스스로가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생깁니다. 꼭 공공데이터만이 공공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가장 시민들의 생활에 밀접한 데이터이기 때문에 중요한 것입니다.

[ted id=768 lang=ko]

[TED] the Next Age of Goverment - David Cameron

코드나무

코드나무가 '코드'나무 인 것도 여기에 이유가 있습니다. 공공데이터 뿐만 아니라 여러 오픈 데이터를 활용하고 기술과 코드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시민들이 모여 있는 커뮤니티 입니다. 그래서 주로 개발자들이 많은 이유지요. 그렇다고 개발자들만의 커뮤니티도 아니며 그럴 수도 없습니다. 디자이너, 스토리텔러, 기획자 그리고 보다 나은 세상을 바라는 많은 일반 시민들이 모여 함께 고민하는 곳이지요. 해외에서는 이런 시민들을 Civic Hacker 라고 표현하더군요. 현재 코드나무에는 법률가,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 등 20명 정도의 활동가들이 있습니다.

이런일들을 했습니다

코드나무를 설명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그동안 해왔던 프로젝트를 설명하는 것이 가장 빠르겠죠?

1. 공공데이터 사례 발굴 프로젝트

현재 코드나무는 기획재정부와 정보화진흥원(NIA) 및 공공데이터를 보유한 공공기관 분들과 함께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사례 발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코드나무 활동가들은 좋은 아이디어에 필요한 부족한 공공데이터를 요청하고 기획재정부와 정보화 진흥원은 적극적으로 공공기관과 연계해 공공데이터 개방을 지원하면서 올 한 해동안 워크샵/교육 프로그램과 해커톤을 함께 만들어가면서 열린 정부의 좋은 사례를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입니다.

2. 해커톤

odp

2012년, 2013년 두차례에 걸쳐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앱/웹서비스를 개발하는 해커톤, 공공데이터 캠프를 열었습니다. 행사 기획부터 진행까지 모두 코드나무 활동가분들이 함께하였고 그 결과 첫해 50명, 두번째해 120명 정도의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 등 일반 시민분들과 공무원 분들이 함께 해주셨고 다양한 결과물들을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2014년 여름에도 해커톤을 기획중이니 모두 관심을 놓지 말고 있으세요!

3. 번역

열린 정부에 대한 관심이 늘지만 아직 개념도 모호하고 사람들의 저마다 생각도 달랐기 때문에 코드나무 활동가 분들의 고민은 어떻게 열린 정부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이해하고 전달할 수 있을까에도 있었습니다. 그 결과 두 권의 책을 번역하게 되었습니다.

book

  • 열린 정부 만들기
    열린 정부를 주도하는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참모, 팀 오라일리를 비롯해 정부2.0을 이끌어가는 사상가,시민운동가, 엔지니어 등 30여 명의 전문가들이 모여 정부2.0 구현에 관한 모든 이론적, 기술적 아이디어, 노하우, 사례와 평가를 담은 책
  • 참여와 소통의 정부 2.0호주에서는 정부, 비즈니스, 학계 및 문화관련단체 등에서 활약하고 있는 15인의 정책 , 기술 전문가 및 사업가들로 이뤄진 태스크포스를 출범시켜 공공정보의 개방을 통한 열린 정부의 실현과 공공서비스의 시민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방안을 연구하도록 하였고 광범위한 조사와 의견 수렴을 거쳐 정부2.0의 정책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보고서

4. 컨설팅/보고서

공공데이터 개방에 대한 연구의 일환으로 서울시 – 열린데이터광장 OpenAPI를 검증하는 자료를 만들었습니다. 서울시의 노력으로 OpenAPI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사용자 입장에서의 활용 측면도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하여 공학 입장에서의 OpenAPI에 대한 품질 검증 및 기술적 접근이 아닌, 사용자 관점에서의 활용성 측면에 대한 의견을 기반으로 본 검증을 실시하였습니다.

5. 공공데이터 읽어주는 남과 여

코드나무에서는 ‘공공데이터를 읽어주는 사람들’이라는 말을 자주 씁니다. 아무리 공공데이터가 많이 개방되고 활용 서비스가 나와도 정작 대중과 시민들에게 익숙하지 않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그래서 공공데이터를 대중과 시민 입장에서 읽고 재해석하는 디지이너나 저널리스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코드나무에서 저널리스트와 디자이너를 지망하는 두 학생이 총 4회에 걸쳐 ‘공공데이터 읽어주는 남과 여’의 연재를 통해 우리에게 친근한 소재의 공공데이터를 발굴해 쉽게 전달하고자 노력했습니다.

 

해외 단체

1. Code for America

odp

[춘식이의 코드이야기] 1화에서 잠깐 소개한 적이 있는 곳입니다. 주로 정부 내 CDO(Chief Data Officer) 혹은 CTO(Chief Technology Officer)들과 일반 시민들(Civic Hacker) 그리고 Code for America 사람들이 함께 열린 정부 실현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Code for America는 정부와 시민들 사이의 플랫폼 역할로서 스타트업들을 인큐베이팅하는 일도 하고 있으며 직접 교육도 함께 진행하는 펠로우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Brigade' 네트워크를 만들어 전 세계 도시를 대상으로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단체들의 네트워킹을 돕고 있는데 현재 코드나무도 'Brigade' 네트워크에 들어가있습니다.

2. Technical.lyodp

Better cities through technology. 기술로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코드나무와 똑같은 가치를 갖고 있는 단체입니다. 현재 볼티모어, 필라델피아, 브루클린 그룹이 있으며 기술을 통한 '일자리 창출', 저소득층을 위한 교육 그리고 정부 투명성 및 업무 효율성을 증가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 그룹의 특징은 저널리즘을 기반으로 소식들을 전하면서 65000명에 달하는 독자들을 갖고 있으며 오프라인 이벤트(Philly Tech Week, Baltimore Innovation Week 등)도 활발하게 주최하고 있습니다. 특히 Philly Tech Week는 절 애타게 했던!(대규모의 오프라인 행사들과 저널리즘 활동을 보면서 어떻게 이게 가능하지?라는 감탄 및 의아한 느낌을 가졌는데 스폰서 목록을 보고 음...끄덕끄덕 하게 되더군요.)

3. Sunlight Foundation

odp
기술 뿐만 아니라 정책 제안, 저널리즘 등 전반적인 영역에서 열린 정부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재단입니다. 의회 개혁(?)을 주목적으로 하며 기술을 통해 궁극적으로 모든 시민들에게 효과적이고 평등한 민주주의 참여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 의회 정보와 관련된 수많은 앱/웹서비스를 만들고 및 직접 데이터를 구축하여 Open API 형태로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4. Open Knowledge Foundation

odp

이름처럼 오픈과 관련된 모든 활동을 만들고 지원하는 재단입니다. 이곳에서 소개하는 이유는 오픈 데이터에 관하여 수많은 도구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열린 정부에 관한 활동도 참고할 수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OkfnLabs 주도로 2화에서 소개해드린 CKAN, Frictionless Data 등 오픈 데이터를 위한 도구들을 직접 만들어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있으며 세계 각국의 정부 투명성을 측정한 프로젝트 Open Data Index, 정부의 예산 지출을 직접 감시할 수 있는 Openspending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코드나무 활동을 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이렇게 다른 분들에게 코드나무와 열린 정부를 소개하려니 조금 어색하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네요. 그럼에도 3번째 코드이야기 주제를 이렇게 소개글로 정한 이유는 우물 안에 갇히지 않기 위함입니다. 분명 열린 정부는 모든 시민의 일상 속에 있는 개념이지만 '열린 정부', '정부 2.0' 혹은 여러 해외 단체들 이름에서 주는 이질감은 그저 '나'와는 다른 세상 이야기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할 수 있기 때문니다. 코드나무가 열린 커뮤니티이고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도 이에 있습니다. 열린 정부는 몇명의 사람들이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많은 시민들이 함께 협업하고 직접 참여자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죠.

YOU`RE WELCOME! 출처: https://www.flickr.com/photos/dskley/11265107736

코드나무는 지금도 미래의 활동가 여러분을, Civic Hacker 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